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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art 1. 문제 — ERP는 왜 95%가 실패하는가

20년 전 내가 짠 프로그램과, 오늘 AI가 짜준 프로그램이 100% 똑같았다. 그 순간 깨달았다 —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, 판단의 기준이 사람 머릿속에만 있다는 사실이었다.

핵심 인력 1명이 빠지면 3~6개월간 품질이 무너진다. 이것이 대부분의 제조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단일 장애점(SPOF)이다. 견적을 내는 기준, 불량을 잡는 감각, 거래처를 다루는 방식 — 전부 문서가 아니라 사람에게 묶여 있다.

“디지털 전환(AX)을 하면 해결된다”고들 한다. 하지만 화면을 아무리 예쁘게 만들어도, 판단의 기준이 옮겨지지 않으면 시스템은 빈 그릇이다. 그래서 기성 ERP 메뉴의 70%가 죽어 있다.

우리는 화면(명사)부터 그리지 않았다. confirmOrder, flagQualityHold 같은 업무(동사)부터 카탈로그로 만들었다. 회사가 실제로 “하는 일”이 무엇인지를 먼저 적고, 그 다음에 데이터와 화면을 붙였다.

이 동사 목록이 나중에 AI가 호출하는 도구(Tool)의 명세가 된다. 자세한 것은 Part 4에서 다룬다.

ERP가 실패하는 이유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, 회사의 판단 기준을 시스템으로 옮기지 않았기 때문이다. 그 이전을 시작하려면 화면이 아니라 동사에서 출발해야 한다.